나는 왜 글을 잘쓰지 못할까?

주위에 간혹 문서를 잘 쓰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매뉴얼이나 릴리즈 노트라면 모를까 몇 장 혹은 몇 십장에 달하는 보고서나 문서를 누가 봐도 논리 정연하게 써내는 사람들을 보면 진심으로 존경심이 피어난다. 단연 이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까닭에는 그런 사람들이 보여준 멋진 글쓰기도 한몫을 했다. 언제쯤이면 그런 사람들처럼 설득력 있는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될지는 잘 모르지만 조금은 나아지기를 바라며 왜 나는 글쓰기가 어려웠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글로 정리해볼까 한다.

설득보다는 결론만 말하는 글쓰기

 개발자들은 다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이 익숙한 사람들은 글을 쓸 때 문장에 수식을 붙이기보다는 핵심만 간단명료하게 적게 된다. 왜냐하면 프로그래밍을 하는 방식이 익숙하기 때문에 글쓰기도 코드를 작성하는 것처럼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상시에 작성하던 코드들은 논리가 명확해야 했고 간결해야 했다. 장황하면서도 논점을 흐리는 코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군더더기가 많은 코드는 고민거리만 늘릴고 퇴근 시간을 미룰 뿐이었으니까. 결국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사고방식이 논리와 간결함에 함몰되어 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글을 쓰게 되면 정말 결론만 말하는 문장을 쓰게 된다.

 

 그런데 필요한 부분만 말하는 글쓰기는 매뉴얼 같은 문서에나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지 통상적인 글쓰기에는 통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블로그나 기획서 아니면 보고서 같은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글을 쓸 때는 결론도 중요하지만 주제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이유도 잘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득력이 필요한 글은 적어도 "결론"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이유"와 "근거"를 조리 있게 설명해야 한다. 수학 문제를 풀 때도 답만 중요한 게 아니라 풀이 과정도 똑같이 중요하듯 사람을 납득시키는 글을 써야 할 때는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직 멋진 글을 써서 이렇다 할 결과물로 글쓰기 연습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이런 결론(?)을 내린 것만 해도 나름 글쓰기에 대해 고민을 한 결과라고 생각하니 좋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납득보다는 결론이 더 중요한 기술 블로그를 쓰면서 그런 부분까지 왜 고민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생각되지만 오늘은 뭔가 정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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