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 해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한 기간을 계산해보니 오늘을 기준으로 286일이네요. 첫 글을 작성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9개월이 지났네요. 처음에는 호기롭게 1일 1포스팅 같은 것도 해보고 주간 회고록 같은 것도 써보았는데 지금까지는 유지하지 못한 게 매우 아쉽네요. 아직은 블로그를 운영한 게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저에게 있어서 짧지만은 않은 그리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2021년 한 해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정리할 수 있는 머릿속 이야기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의 주재 즉 재료가 필요한데요. 이 재료는 주로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알고 있지 못한 사실들을 글로 쓸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 보니 글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평소에 가진 생각이나 혹은 본인이 체득하고 있는 사실들을 기반으로 하게 됩니다. 저 또한 글을 쓰기 위한 재료로 개인적인 생각이나 알고 있는 지식 혹은 일상을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일상과 전문지식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되면서 재미있었던 점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나 고민들도 책상 위의 물건처럼 정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정리되지 않은 생각으로는 단 한 줄의 문장도 적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생각뿐만 아닙니다. 알고 있는 지식도 정리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는 부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몰랐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인지를 한 이상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지식들은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어질러진 방안처럼 보기가 난잡스럽다고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어질러진 머릿속을 보게 된 계기가 "글쓰기"가 되었듯이, 정리하는 방법도 "글쓰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완전히 머릿속 이야기나 생각들이 잘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진행형으로 글 쓰기 연습을 통해 정리해나가고 있습니다.

 

 글쓰기라는 행위는 단순히 글을 쓴다라고 해석하기에는 너무 작은 범주를 표현한다고 해도 틀린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진 생각들을 글로 쓰면 자신의 내면과 마주 할 수도 있고,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글로 정리하다 보면 단순히 아는 사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어렵다.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가장 컸습니다.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가 꾸준히 글을 쓰자였고, 글을 전문으로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현재하고 있는 일을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밍을 주제로 열심히 글을 작성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글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쉬워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어려운 일이라고 느껴지네요. 어느 정도는 알고 있고 평상시에 관심이 있는 "웹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를 주제로 글을 쓰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던 생각은 오만이었습니다.

 

 머릿속에 막연하게 알고 있는 개념을 글로 써 내려간다는 행위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확인해야 했습니다.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은 개념이 많아 작성하다가 중간에 삭제한 글이 많습니다. 아마 지금 블로그에 올린 글의 수만큼은 지운 것 같아요. 프로그래밍은 기본적으로 명확한 논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주제가 모호하거나 애매한 내용으로는 프로그래밍 관련 글을 작성하기가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 훈련이 안된 개발자는 글을 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그래머 같은 경우 프로그래밍을 할 때 간결한 논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글은 논리를 정의하는 것뿐만 아니라 설명을 조리 있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프로그래밍은 논리가 분명한 구조를 명확하게 짜지만, 글쓰기는 "예", "아니오" 뿐만 아니라 왜 "예"가 되어야 하는지 "아니오"가 되어야 하는지 설득해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글쓰기를 많이 해보지 않은 저 같은 경우에는 단순한 설명이지만 글을 작성하는 게 어렵고, 난감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앞서 여러 가지 이유로 글을 쓰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했지만, 글 쓰기에 가장 큰 어려움을 준 부분은 다른 부분이 아니라 글 쓰기 행위 자체가 많은 정성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글의 주제가 단순할지라도 시간에 쫓겨 노력 없이 본문을 작성하면 보기에도 아무 내용이 없고 볼 가치가 현저히 낮은 글이 만들어지고,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공을 들여 작성하면 분량은 적을지라도 최소한 개인적으로는 유의미한 가치가 있는 글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재미난 점은 글을 쓸 때 투자한 시간이 꼭 글의 질을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제 기준으로 유의미한 글은 최소한 1 시간 내지 2시간 이상이 필요하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글을 쓰는 노력 없이는 좋은 글을 쓸 수 도 글 쓰기 실력을 발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결국 꾸준한 노력만이 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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