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잘 쓰고 싶어서이다. 가끔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있는데 대체적으로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쓰고 싶은 글과 실제로 쓰고 있는 글은 매우 다르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블로그를 운영하면 글 쓰기 실력이 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글 쓰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무엇부터 어떻게 글을 써 내려가야 할지 막연하다. 어찌어찌해서 하고 있는 일을 주제로 삼기는 했는데, 기술적인 역량을 늘리기에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처음 목표로 했던 글쓰기 실력은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뭐 그뿐이라면 그러려니 하고 글을 쓰겠는데 그게 끝이 아니다. 막연히 글 쓰는 행위를 하기 위해 쓸데없는 주제를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보니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든 저렇든 그런 모습이 한심하기도 하고 핑계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최근에는 블로그 운영을 하지 않았다. 글을 안 쓰려고 한 것은 아닌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주제를 잡아도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아 결국 관두었다. 글을 쓰는 게 어려운 걸까? 심적으로 여유가 없는 걸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전부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즐겨하는 일은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당시에 관심 있는 책을 빌려 읽는다. 이번에 빌린 책은 "글쓰기의 최전선"이다. 아직도 글 쓰기가 잘 안될 뿐 글 쓰기에 대한 욕망은 사라지지 않아서 인지 눈에 들어온 책이 글쓰기를 주제로 한 책이다.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서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글을 썼다. 막힌 삶을 글로 뚫으려고 애썼다. 스피노자의 말대로 외적 원인에 휘말리고 동요할 때, 글을 쓰고 있으면 물살이 잔잔해졌고 사고가 말랑해졌다. 글을 쓴다고 문제가 해결되거나 불행한 상황이 뚝딱 바뀌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줄 한 줄 풀어내면서 내 생각의 꼬이는 부분이 어디인지, 불행하다면 왜 불행한지, 적어도 그 이유는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후련했다."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갈망하는지 근원적인 이유를 찾은 것처럼 속이 시원했다. 그래서일까? 다시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적고 있다.

 

 돌고 돌아 멀리 돌아왔지만, 결론은 하나다. 글을 잘 써서 작가가 되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내가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싶다. 그런 "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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